규문 연구원들의 생활이 담긴 '살림 이야기' 연재는 재밌게 읽으셨나요? 이번에는 규문의 일주일을 꽉꽉 채우고 있는 각 세미나 팀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려고 해요. 다른 세미나에서는 어떻게 공부하고 있는지, 분위기는 어떤지 궁금하셨죠? 규문의 여러 세미나팀들의 모습을 살짝 엿볼 수 있는 기회입니다! 첫 타자는 월요일 푸코 세미나. 푸코 세미나의 최대 내부조직인 부천 '비움' 팀의 전후남 선생님께서 월요일 세미나를 소개해주셨습니다. 푸코팀의 진지한 분위기가 엿보이는 소개글. 바로 만나보시죠!
"<방법론으로서의 푸코> 세미나는요!"
푸코 세미나를 시작한 것이 2월 중순이었는데 어느 새 4월이 되었네요. 길가 담장에 늘어선 노란 개나리와 연두빛 새순들이 뿜어내는 봄 기운이 가득합니다. 그동안 푸코 세미나에서는 디디에 에리봉의 평전 <미셸 푸코, 1926~1984>를 함께 읽었는데요. 푸코의 삶과 사유는 종횡무진, 드라마틱하게 펼쳐졌지요. 그 여정을 함께 하면서 우리는 가슴이 먹먹해지고 뜨거워지는가 하면 웃음이 터져 나오기도 하고 울컥하기도 한 다채로운 감정을 온 몸으로 경험하는 벅찬 시간들을 보냈습니다.
푸코 평전을 읽으며 푸코에게 다시 한 번 반했습니다 *_*
푸코는 자신과 부딪히는 어떤 상황들과 쉽게 타협하지도 않았고, 자신이 서 있는 지점이나, 자신의 사유 속조차 머무르려 하지 않았습니다. <말과 사물>의 저자이자 꼴레주 드 프랑스 교수였던 그는 '학자', '지식인'의 정체성에 자신을 가두어두지 않았습니다. 자신의 활동영역을 광범위하게 펼쳐나갔죠. 공산당에 가입했으나 이후 비판적인 시각을 가졌으며 말 없는 웅성거림에 귀를 기울이기 위하여 감옥정보그룹을 조직하기도 했지요. 이란 혁명 시기에는 현장의 소리를 직접 들어야 할 지식인의 의무를 강조하며 책 속에서가 아니라 사건이 벌어지는 현장 속에서 이념을 접해야 한다며 이란을 직접 찾았고 그에 관해 르포를 쓰기도 했습니다.
지난해에도 푸코의 <성의 역사>를 읽고 세미나를 했었는데요. 올해 세미나는 여러모로 이전과는 달라진 지점들이 있습니다. 공부에 더 집중하게 되었고, 간식은 조촐하게 준비하고, 후기는 꼼꼼하게 쓰고, 알찬 공지로 마무리하면서 작년보다 단단하게 세미나를 하고 있다는 느낌인데요. 공부가 좀더 타이트해져서 압박감이 있지만, 그만큼 보람도 있네요. 그 전에 했던 푸코 공부가 텍스트에 좀더 치중한 공부였다면 이번 세미나는 푸코의 삶과 푸코 동시대인들의 사유를 적극적으로 이해해보고, 참여하는 느낌입니다. 동시에 거기에 비추어 우리 사회와 내가 맺고 있는 관계, 나의 삶에 대해 깊이 생각해보는 세미나로 자리 잡아 간다고 할까요. 푸코의 방법론을 통해 각자 고민하는 지점들을 끄집어내면서 불편하지만 자신의 사유를 변형하고 삶을 다르게 만들어가기 위한 의미 있고 재미있는 세미나가 되어가고 있다는 생각이 드네요.
학구적인 푸코 세미나 선생님들의 모습! (* 연출된 이미지입니다 )
물론 낯선 개념이나 어려운 내용 앞에서는 토론이 막히고 헤매기도 합니다. 뭐 저 같은 경우에는 연신 갈 길을 못 찾고 방황하는 일이 허다하지요. 그런가 하면 서로 머리를 맞대고 궁리를 하는 가운데 조금씩 알아가는 기쁨은 함께하는 공부이기에 가능한 일이겠지요. 아, 푸코 세미나에는 올해 신선한 얼굴인 설샘, 성연샘, 은주샘이 새롭게 참여해 활발한 세미나가 기대되고요. 또 비움 팀에서도 몇 분의 샘들이 참여하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는데요. 소수의 인원이 참여해 조촐했던 지난 푸코 세미나와는 다르게 한결 화기애애하답니다.
이제 2학기가 되면 우리는 본격적으로 <말과 사물>을 읽습니다. 그전에, <말과 사물>을 읽기 위한 준비 단계로 칸트와 프로이트, 현상학, 푸코가 탐독한 문학에 대한 공부를 먼저 하는데요. 처음 읽는 책들이라 어렵겠지만 이 고비를 넘기게 되면 본 텍스트를 대할 때는 우리의 공부도 그만큼 깊어지겠지요.
“ ···나의 모든 책들은 자그마한 연장통이다. 사람들이 권력 제도를 단락시키거나 그 가치를 떨어뜨리거나 혹은 완전히 분쇄하기 위해서는 이 연장통의 뚜껑을 열고 마치 드라이버나 펜치를 찾듯이 거기서 어떤 문구(文句), 어떤 관념, 어떤 분석을 찾아볼 수 있을 것이다. ······ 나에게는 그보다 더 좋은 일이 없겠다.”(미셸 푸코, 「독방 고문」, 『르몽드』, 1975)
공부를 하면서 저는 매번 고민하게 되는 부분이 있습니다. 세미나 텍스트를 꼼꼼하게 읽는 것, 그것과 관련해서 내 질문을 만드는 부분이 참 쉽지가 않고요. 또 자기 자신의 문제를 예리하게 포착해 텍스트와 관련해 사유를 밀고 나가는 힘이 아주 약하다는 문제가 있는데요. 이번 세미나를 통해 스스로 검열하는 잣대를 줄이면서 내 질문들을 만들어보고 툭툭 던져 보는 시도를 해보려고요, 또 자꾸만 편안함 속에 안주하면서 불편함은 밀어내는 내 습성을 털어내고, 맞닥뜨린 문제를 사유 속에서 진득하게 밀고 나가는 힘을 푸코의 텍스트들을 따라가면서 키워 나가보려고 합니다.
푸코 세미나에서는 이렇게 좋은 책들을 읽습니다~ 『말과 사물』을 함께 읽고 싶으신 분들은 (여기)를 클릭해주세요!
함께하는 공부이기에 가능한 알아가는 기쁨! 저도 샘과 함께 느끼는 중입니다~~ 후남샘 감동적인 소개글 감사해요 ㅎㅎ
아!! 더할 것도 뺄 것도 없는 '물자체'로서의 우리 세미나를 소개해주신 것 같아요. 푸코는 옷도 참 잘 입는 남자고 푸존가 뭔가하는 차도 몰고 온천지를 다녔던 남자지만, 2차 자료만 똑딱 따먹는 얍삽한 지식인은 더욱 아니었고, 몸이 열개라도 모자를 만큼 읽고 쓰고 참여하는 전사이기도 했죠. 어떤 사상가에게 끌리는 것은 내 안에 그를 끌어당기는 무엇이 있기에 그렇겠죠. 푸코가 꿈에 한번 와주기를 기대한답니다.
후남샘의 채취가 묻어나는 문장들인 것 같아요^^ 잘 읽었습니다.
댄디하게 차려입고 재규어를 타고 부르주아 냄새를 강렬하게 풍겼죠~~ㅎㅎ
푸조가 아니라 재규어 ㅠㅠ 차종은 어차피 제 영역 밖이라 ㅎㅎ
댄디가 알고보니 그냥 옷잘입는 패셔니스타하고는 차원이 다른 의미더라구요.
정말 탐나는 세미나 중 하나예요 . 분신술이라도 쓰고 싶다는 .....
비움샘들의 푸짐한 간식도 좋고, 푸코를 향한 샘들의 열정도 좋고, 후남샘의 이야기도 좋고........
후남샘 말씀대로 참으로 재미나고 생동감 있게 푸코평전을 읽었죠^^
요즘은 인간학, 현상학, 정신의학을 읽으며 헤매고 있는 중입니다만, 헤매는 즐거움도 함께이니 할만합니다!
<푸코세미나>팀, 끝까지 화이팅요!ㅎㅎ
후남샘, 덕분에 우리 이야기 잘 읽었어요~
우리가 살아보지 못했지만 그 자리에 함께 있는 것처럼 푸코의 시대를 만납니다.
낯설어 정신없이 헤매다가도 때로는 뭐라 말할 수 없는 충만함도 차오르고,
정말 종횡무진하는 푸코를 따라다니다가 단단한 근육이 생길 것 같습니다^^
후남샘 우리 이야기 감사합니다~! 이제 <말과 사물>로 함께 고고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