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산당 대장 민호가 대전으로 내려간 덕에 규짱이 이번 공산당행을 맡게 됐습니다. 코스는 역대 당행 중에서 가장 짧았습니다만, 날씨가 너무 봄인지라 가장 많이 사진을 찍고 조금씩 올라오는 새싹들에 주의를 빼앗기고 말았습니다. 등산이라기보다는 나들이에 가까웠는데, 가끔 이런 식으로 계절을 즐기는 것도 나쁘지 않은 것 같습니다.
혜화로터리에 모여서 출발을 했는데, 라일락이 마스크를 뚫고 저희의 후각을 사로잡았습니다. 마담과 스님께서는 잠시 꽃내음을 맡고 계셨죠. 이때 저는 직감했습니다. 아, 오늘 속도는 3보 1배 수준이다.
웃음밥상에서 잠시 일광욕을 했고요.
햇살은 너무나도 좋고 거리에 꽃들은 화려하게 폈습니다. 어디에서 찍으나 '봄'인데요. 덕분에 저희는 정말 많이 사진을 찍었습니다.
아무리 가벼운 산행도 몸풀기는 필수! 잠시 와룡공원에서 몸을 풀었습니다.
스님께서 훌라후프 내기를 하자고 하셨지만, 훗, 저는 허리가 아닌 염력으로 훌라후프를 돌린답니다.
옆에서는 요즘 상체를 키우고 계시는 훈쌤께서 벤치 프레스에 열중이셨습니다. 표정은 거의 3대 500~600인데, 현실은... ㅎ
그리고 건강을 향해 각자의 두께(?)를 재봤는데요. 아무도 '난 빼빼'가 될 수 없었습니다.
서론이 참 길었네요. 드디어 이번 나들이의 출발점에 섰습니다! 이번에는 '백악구간' 코스를 이용할 거지만, 와룡공원에서 출발해서 숙정문까지만 갈 겁니다. 백악구간 코스가 3시간이 걸리는데, 저희는 숙정문까지 가는 것만 해도 이미 2시간이 걸렸죠. ㅎ
또 다시 라일락이 저희의 발걸음을 붙잡는군요! 오, 디후니소스여!
신은 신의 활동을 하고, 인간은 인간의 활동을 했습니다. 디후니소스는 라일락과 교감하고, 건화형과 저는 청지밴드와 강의에 대해 이런저런 얘기를 나눴습니다. 어떤 얘기를 나눴는지는 저도 잘 기억이 안 나네요!
기분이 좋아서 소나무 아래에서 팔짝!
종로 시내가 한 눈에 보이는 '우수조망명소'입니다. 마침 서울 스모그도 좀 덜 하네요. 아무래도 당행을 지도하는 사람이 바뀐 덕도 있지 않을까요? ㅎ
서울 시내를 한 손으로 다스리는 마담.
자, 이 사진에서 이상한 점 안 느껴지시나요? 왼쪽부터 건화형, 스님, 마담, 훈쌤, 저 이렇게 있는데, 과연 누가 사진을 찍어주셨을까요?
바로 만화쌤입니다~ 지난 도봉산에 이어 이번 나들이도 함께해주셨답니다. 찍히기보다 주로 찍으셨죠. 이번에 사진을 참 많이 보내주셨답니다.
누구도 스님의 호기심을 막을 수 없습니다. 떨어진 꽃잎도 다시 보고, 성벽 밖도 다시 보고, 보고 또 보고 계십니다.
왠지 스님께서 보시면 저희도 같이 보게 됩니다. 그렇게 본 성북동의 모습은...?
아주 알록달록합니다. 그냥 초록색이 아니라 군데군데 분홍빛과 노란빛이 감도네요. 여름과 가을, 겨울에 볼 수 없는 풍경이었습니다. 괜히 스님께서 여기저기 보고 계시는 게 아니었어요.
소나무 송진 냄새 한껏 맡으면서 木 기운 받기!
소나무가 참 많았습니다. 갑자기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에 나오는 가마 할아범이 생각나는 복잡한 가지입니다.
이번에도 내세에 사람으로 태어나기 위해 공덕을 쌓고 있는 건화형입니다. 민호가 빠진 관계로 마력이 조금 약해지긴 했지만, 이 정도 계단을 오르는 건 충분하죠.
떠들고, 사진 찍다 보니 어느새 숙정문에 도착해버렸네요! 이 밑에서 쑥 캐고, 홑나물 잎 뜯다가 관리요원(?)분한테 "그러면 안 됩니다~"하고 쫓겨났고, 잔디 위에서 쉬려다가 "여기 앉아서 뭐 드시면 안 돼요~"하고 또 쫓겨났어요. 여러분, 만약 백악구간을 다니신다면 꼭 정해진 길을 다니고, 정해진 자리에서만 쉬셔야 합니다. 안 그러면 관리요원들한테 한소리 듣습니다.
가다 보니 둥글레도 발견했네요. 앙증맞지 않나요?
후다닥 내려왔지만, 그래도 너무 봄이에요. 아, 여러분 꼭 백악구간 코스 다녀오세요.
외교관 사택단지를 걸어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인공적으로 분위기를 조성해도 참 걷기 편한 곳이 아니었어요.
마무리는 흩날리는 벛잎입니다. 봄이니까, 겨우내 묵혔던 것들을 모두 훌훌 날려보내세요~
다음 주는 청지밴드 방학입니다. 따라서 '공.식.적'으로는 공산당도 한 주 쉽니다. 하지만 산행이 아예 없지는 않으니, 산내음이나 봄내음이 맡고 싶어서 간질간질하신 분들은 공산당 대장 민호에게 따로 연락을 주시면 됩니다. ㅎ
와우~~ 이번 공산당 후기 사진은 뭔가 전문가다운 느낌적 느낌이... 만화샘의 작품이었군요! 예전에도 만화샘이 폰으로 찍은 사진은 뭔가 달랐는데, 역시 도구가 아니라 찍는 이의 감각이 중요하네요. 그런데 도대체 '디후니소스'는 누가 지은 별명이죠? 규짱인가요? 정말 빵 터졌어요. 작명 센스는 규문 대표님이 일인자라 여겼는데, 대표님의 센스를 압도하는 '디후니소스'... 당분간 울적할 때는 포도 대신 라일락꽃에 심취한 '디후니소스'를 떠올리겠습니다. 만화샘 사진 잘 감상하고 갑니다.^^
디후니소스ㅋㅋㅋㅋㅋ규짱의 공산당 후기도 재밌네요. 저도 그날 출발하자마자 느꼈더랬죠. " 아, 오늘 속도는 3보 1배 수준이다." 매번 다른 속도로 코스를 주파하는 공산당... 머찝니다
아~~정말 너무 봄이네요. 디후니소스와 라일락향기, 멋진 궁합입니다. 나도 공산당과 게릴라가 되고 싶다!!
ㅋㅋㅋㅋㅋㅋㅋㅋ멋집니다! 봄내음 철철철 흐르는 산행이었군요! 역시 짱은 만능이군요! 미듬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