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제도는 문화적으로 뿌리를 내린 두 젠더를 전혀 낯선 경제적 중성으로 가차없이 바꿔버린다. 이럴 경우 뿌리 없이 생겨난 성보다 남녀를 더 잘 구분할 수 있는 것이 없다. 바짓가랑이 사이가 불거졌는지 아닌지는 예로부터 남녀를 구별하는 특징이긴 했지만 부차적인 것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이 기준으로 인간을 구별하고, 그에 따라 한 종류 인간에게 다른 종류 인간 위에 올라설 수 있는 특권을 준다. 여성에 대한 경제적 차별은 이렇듯 젠더를 폐기하고 성을 사회적으로 구성하지 않았다면 생겨날 수 없는 것이었다. 이것이 내 주장의 요지다. (24)